언어에는 죽은 언어가 있다. 우리가 사어라고 부르는 언어들이다. 이러한 언어들은 사용하는 사람이 없거나 전쟁이나 필요에 의해 사용을 그만둔 언어들이다. 예를 들어, 라틴어 정도가 있겠다. 하지만 여러 종류의 사람이 있는 만큼 그만큼 취향도 다양한 법이다. 이러한 언어를 되살리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이 하고자 하는 일은 언어 되살리기이다. 위에서 설명한 사어 또는 사어가 될만한 언어의 후퇴를 되돌리거나 중단시키는 일 또는 사멸을 막기 위한 행동이다. 이를 행하고자 하는 주체는 개인, 모임, 정당, 국가 등 다양한 모습이 있다. 사어가 될 위기에 놓인 언어를 소멸 위기 언어라고 하며, 이를 방치하거나 그대로 둔다면 마침내 소멸의 길을 걸어, 사어가 된다. 언어를 되살리는 목적은 다양하지만 이유는 소멸 위기에 처한 언어를 다양한 사람들이 사용하게 해 예전의 모습을 되찾아 주는 것이다.
언어가 사라지는 이유에는 언어 사용자의 전멸, 언어로서의 가치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그 일례로 얼마 전 남미 아마존의 어느 부족의 마지막 부족원이 사망하여 그 부족의 언어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이런 문서나 인터넷이 보급되지 않은 사회의 언어 사용자의 전멸은 언어 되살리기가 매우 힘들다. 그 언어의 체계나 다양한 어휘에 대한 자료가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상황은 우리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있겠다. 언어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사투리, 즉 방언이 이에 해당한다. 현재도 많은 지역의 사투리들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사용하는 어휘의 폭은 상당히 줄어들었다. 이는 표준어를 선호하는 요즘 젊은 세대와 더불어 기존에 사투리만을 사용하던 고령 사용자가 점점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가속화되는 이유는 사투리가 여전히 쓰이고 있기 때문에 언어 되살리기에 대한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것도 그 이유이다.
그 일례로 히브리어가 있다. 히브리어는 이미 사어가 되었던 언어로 우리는 성경을 통해 살아가며 몇번인가 스쳐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히브리어는 개인의 노력으로 이미 많은 사람이 모어로 사용하고 있으며 더 이상 사어나 소멸 위기 언어로 판단하지 않는다. 게다가 한 나라의 공용어로써 쓰이고 있다. 히브리어를 이렇게 멋지게 되살려낸 인물은 길라드 추커만이다. 그가 살려낸 현대 히브리어는 고대 히브리어에 유럽어의 특징을 섞은 혼혈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으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는 대단한 일이며 개인이 이뤄낸 업적이라고는 믿을 수 없다. 다른 많은 나라에서도 언어 되살리기는 진행되고 있다. 이와 같은 활동이 활발한 나라로는 아일랜드(아일랜드어), 웨일스(웨일스어), 콘월(콘월어), 갈리시아(갈리시아어), 바스크(바스크어), 카탈루냐(카탈루냐어) 등인데, 이들 나라 또는 지역은 민족주의와 언어 되살리기가 결합하는 경향을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같은 언어되살리기가 태동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제주어, 제주도 방언이다. 제주어는 2010년에 유네스코에 의해 소멸 위기 언어로 지정되었다. 그 이유는 최근 제주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수가 급감하고 사용 환경이 축소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우리들의 블루스, 다양한 제주도 방언 사용자의 유튜브 채널들로 전 국민이 제주도 방언에 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와 더불어 제주발전연구소, 제주학연구센터는 '소멸 위기 언어 보존 사례 분석을 통한 제주어 보전 방안'을 통해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소멸 위기의 언어 보존 사례를 분석하여 제주도 방언 보전 및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방향 설정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아직 완전히 소멸되지는 않았지만 제주도 방언에 대한 언어되살리기 운동이 지속되어 먼 미래에도 정겨운 제주도 방언을 들을 수 있다면 좋겠다.
이러한 언어되살리기 운동에도 몇몇 문제점은 존재한다. 우선 되살려야 할 언어는 대부분 여러 지역의 방언으로 잘게 나뉘어 있는 경우가 흔한데, 문어 체계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이들 여러 방언 가운데 한가지 방언이 주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많은 사람이 쓰는 다수 방언, 즉 주 방언이 뽑힐 확률이 높은데, 이 과정에서 다른 소수 방언 사용자들의 합의나 동의를 얻지 못한다면, 이 경우의 언어 되살리기 운동은 분열되고 만다. 만약 다른 소수 민족의 동의를 얻는다고 해도 다른 소수 방언이 무시된다면 이는 바람직한 언어 되살리기라고 보기 힘들다.
또한 언어되살리기 운동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려면 다양한 어휘를 보유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위한 어휘를 마련하는 방법이 통일되지 못하고 중구난방일 수 있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고유어를 통한 조어이지만, 현대언어 개념에 알맞은, 적절한 고유어가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현재 존재하는 고유어의 뜻을 확장하거나, 동계 언어의 어휘 조어법을 참고하여 비슷한 꼴의 낱말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기존의 언어와 많이 달라지거나 기존 언어의 고유성을 가지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 언어 되살리기라 보기 힘든 경우가 있다.
죽은 언어를 되살리는 운동은 그 과정이 전혀 순탄치 않겠지만 앞으로 항상 해나가야 할 인류의 과업이자, 숙제이다. 그 이유는 역사나 문화가 다른 언어보다 본래 쓰인 언어로 읽히고 이해될 때 가장 이상적이며 온전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또한 다양한 언어의 고유성에서 얻을 수 있는 창의성, 아이디어는 다시 없을 귀중한 우리 인류의 자원일지도 모른다. 항상 자신이 쓰는 언어에 대해 애정과 경계심을 가지고 감사하며 살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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